사랑이를 기리며....... 2010. 12. 2

운두령에세이

사랑이를 기리며....... 2010. 12. 2

페이지 정보

  • 작성자 최고관리자
  • 작성일 18-06-22 18:55
  • 조회 778회
  • 댓글 5건

본문

지난 7년간 내 곁에서 지냈던 사랑이(비글)가 오늘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당시, 서울에서 살고 있던 큰아이가 무슨마음에서 였는지 천사같이 맑은 눈을 한 천방지축의 비글 강아지 한마리를 구입해서는 집안에서 키우기 시작한것이 사랑이와의 인연이 시작된것이다.
강아지때 그놈을 안고 왔는데 마치 피붙이 보는것 같은 생각이 들었던것도 사실이며 어찌할수 없는 부모의 심정이였던 모양이다.
세상에서 그렇게 예쁜 생명체가 또 있을까.....!!!
정말 예쁘고 귀여운 녀석이였다.

시일이 좀 지나고 아이들집을 방문해 봤더니 그때는 이미 중강아지로 체구가 커져있었는데 한정된 공간안에서 도대체 집안꼴(?)이 말이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이곳 운두령으로 데려와서 그때부터 실외에서 키우게 된 우리 사랑이....!!!

평상시에는 이 넓은 자연공간에서 마음껏 뛰놀며 넓은 이곳저곳을 지키느라 특유의 쉰 목소리로 모든것에 간섭을 하고 지냈다.
털이 짧아서 겨울이면 추워서 고생도 많이 했다.
그렇다고 해서 실내에 키울수는 없고................

좋은점 힘든점 다 거치며 잘 지냈는지, 못 지냈는지.....???
그런대로 지내다가 
오늘 죽었다.
다시는 돌아올수 없는 하늘에 떠있는 무지개 다리를 건너 멀리 멀리 가고 말았다.

어느날부턴가 눈에 띄도록 기력이 약해져 먹는것도 겨우겨우 먹더니 2~3일전 부터는 집 밖으로 나오는것도 힘들어 하다가 어제는 겨우겨우 나오는 모습이 뒷다리가 후들후들 힘을 쓰지를 못하기에 이제 며칠 남지 않은것 같다 라고 예상했는데......

어제밤 11시쯤, 코끝이 쨍하는 싸늘함을 느끼며 사랑이 집안을 들여다 보았다.
힘없이 누워있던 사랑이가  "사랑아 !! 사랑아...!!!" 하고 불러 보니까 겨우 겨우 눈을 들어 나를 쳐다봤다.

그 기력이 다 빠진 모습을 어찌할수 없는 심정으로 바라보면서 이제 얼마 남지않았구나 하는 안쓰러움으로 마음이 착찹하고 가슴이 메어졌다.

" 아이구 이놈아!!!! " 그런 사랑이를 바라보며 몇번씩이나 사랑이의 이름을 불러봤다.

그게 사랑이와의 마지막 대면이였다.

오늘 오전 여기저기 전화로 연락할 일들이 많이 있어서 집안에서 일을 보고 사랑이가 궁금해서 평소보다는 조금 늦게 사랑이에게 가 보니 평소와는 다른 모습이 눈에 띄였다.
온몸이 길게 늘어져 있기에 자세히 보니 사랑이의 주검이었다.

사랑이는 그때 이미 죽어있었다.

몇년전 산에 데려갔다가 잃어버려서 프랭카드까지 만들어 내걸어 한달도 훨씬 넘어서 포기 직전에 40분 이상 멀리 떨어져있는 홍천군 내면 어느집에서 찾아왔던 잊지못할 추억도 있는 놈이다. 

어찌보면 추운 겨울을 한번 더 넘기지 않고 죽은것도 다행한 일일지도 모른다.

평소 같으면 바깥일은 나에게만 맡기고 바깥일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던 집사람인데 사랑이가 죽었다고 알려주었더니 두꺼운 점퍼를 껴입고는 일부러 나와 사랑이 집을 들여다보며 사랑이를 어루만졌다.

" 여보 사랑이가 죽은지 그렇게 오래 되지는 않았나봐...!!!"

" 몸이 아직도 굳지 않고 부드러운걸로 봐서 죽은지 얼마 되지 않은가 봐 "라며 " 당신이 조금만 일찍 나왔었더라면 사랑이의 마지막 모습을 볼수가 있었을텐데......"하며 그때까지도 숨만 쉬지 않을뿐 살아있는것 같은 사랑이의 주검을 어루만지며 안타까와 했다.

나는 이녀석 만큼은 멀리에다 묻어주고 싶지가 않았다.
가급적 내 가까이에 두고 싶었다.

제가 살던 집 옆을 포크레인으로 깊이 파고 가급적 편안한 자세로 우리집쪽을 바라다 보는 자세로 눕히고는 제몸을 덮을만한 크기의 합판을 한장 덮어주고는  고운 흙부터 털어서 덮어주었다.

그냥 흙을 덮기에는 이곳 토지의 특성상 돌이 많아서 그 딱딱한 돌들이 사랑이의 몸을 짓누를까 염려 되어서 합판을 덮어준것이다.

흙을 덮기전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집사람에게 
" 사랑이 죽은거 맞지....???  확실하지....???  아직도 살아 있는것 같애 ...!!! "
대부분의 사체가 숨이 떨어지면 금방 뻣뻣하게 굳고 체온이 냉냉해져서 섬뜻한 느낌마저 드는데 반해 사랑이는 너무나 부드러운게 살아 있는듯 하여 나는 몇번이고 눈꺼풀을 매만지며 확인했고 혹이라도  숨이라도 쉬는것이 아닐까 하여 코끝의 숨결도 몇번씩 확인했고, 가슴에 손을 대보며 가슴의 움직임까지 몇번씩이나 확인했다.

혹시라도 완전히 숨을 거둔것이 아닌 가사상태를 잘못 알고 흙을 덮을까 봐서........

그동안 많은 개를 키웠고 죽어서 묻어준 녀석도 한두마리가 아닌데 사고가 아닌 자연사한 개는 사랑이가 처음인것 같다.

속으로 무슨 병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그랬다.

그리고 이렇게까지 가슴이 저며오는 개도 사랑이가 처음이며 깊은 회환과 아쉬움이 남는 개도 사랑이가 처음이다.

이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계속난다.

사랑이는 이상스리 만치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녀석이였다.

그래서 더 더욱 아쉽고 깊은 회한으로 남는다.

올 겨울이 시작되기 직전인 이즈음.

그녀석이 다시금 올겨울을 넘기자면 짧은털로 무척이나 춥고 그래서 힘든 기나긴 겨울을 지내야 했을텐데 내가 장비(포크레인)에 의존하여 가급적 깊게 판 땅속은 눈보라 치고 서릿발이 서는 바깥 보다는 훨씬 덜 추울것이다.

따듯하지는 않겠지만 살을 에는 추위만은 없을 포근할것 같은 땅속에서  녀석은 편안히 영면을 취할것이다.

설녕, 그렇지 않더라도 그렇기를 바란다.

사랑아 !

사랑아 !

안녕......... !!!!

2034339644_1529660833.8652.jpg

P10407471.jpg


우리 사랑이 처음 우리집에 왔을때.
처음보는 우리를 경계하며 식탁밑으로 도망 가서는 빠꼼히...............
세상에 이렇게 예쁜 생명체가 있을까..........!!!!

2034339644_1529660833.8717.jpg

집안에는 애완동물을 들이지 않는것이 우리집 규칙인데 이녀석만은 예외였다.
천방지축인 아이처럼 침대위에 앉아서 뭔가 새로운 소리를 들었는지 귀를 잔뜩 쫑끗거리고 있다. 

2034339644_1529661089.171.jpg


어느해 이른 봄, 중강아지 만큼 컸을때 아예 우리집으로 데려왔다.
서울의 실내에서 더 이상 크는 것은 딸아이에게나 사랑이에게나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였기 때문이다.
우리집에 와서 그때부터 사랑이는 밖에서 컸다.
이 넓은 자연공간에서 제마음대로 뛰놀며 지냈다.
처음에는 마당과 계곡의 바위들을 밟고 다니지도 못했다.
발바닥이 부드러워서 맨땅에 밟으면 아팠던 모양인가.
그렇게 일주일쯤 지나니까  특유의 속도와 주파력이 다른 개들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빠르고 날렵해졌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가장 행복한 애완견이 아니였을까 ....!!! 


2034339644_1529660988.206.jpg


이른 봄, 어느날 
겨우내 연못에서 죽은 붕어를 밖으로 건져 냈는데 시간이 지나며 말라서 붕어포가 된 전리품을  데크에 엎드려서 느긋이 물어뜯고 있다.
서울에서 그것도 집안에서 제 혼자 지낼때는 먹이에 대한 욕심도 없고 경쟁이란것도 모르던 녀석이 다른개들과 어울리면서 제것에 대한 욕심과 경쟁을 알게 되어 제가 빨고 있는 먹이를 건드리면 으르릉거리며 제것을 지킬려고 하는 사회성도 생기는것을 보게 되었다.


2034339644_1529661154.5703.jpg


계곡 건너 숲속의 빈터 별장을 건축하기 전 
지금은 4륜구동차가 건너가는 통로로 변한 비탈길에서 물을 건너는 나를 기다리고 있다.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하기 위해서 제혼자 한참을 정신없이 앞만보고 주파하다가  한참 뒤에는 내가 어디오는가 궁금해서 다시 되돌아와 나의 동행을 살피는 녀석이였다.

2034339644_1529661199.8734.jpg


계방산 상대골 깊이 들어갔을때.
계곡물이 제몸에 묻을까봐 신중하게 건너고 있다.


2034339644_1529661053.9966.jpg


언젠가 겨울,  상대골 깊은 끝까지 트래킹을 갔을때.
신나서 긴 귀를 펄럭이며.............



2034339644_1529661053.9894.jpg


시베리아 허스키와 함께 겨울 트래킹............
사랑이는 털이 짧아서 겨울이면 추운 기온 때문에 고생 많이 했다.
그렇지만 한없는 자유로움을 누렸던것도 사실.

2034339644_1529660988.1991.jpg

오대산 동녁골을 트래킹 했을때.
이날 나는 전혀 모르고 편안하고 한가로이 사랑이를 데리고 오대산 국립공원내 동녁골을 트래킹하고 있었는데  국립공원직원들이 왠놈이 사냥개를 데리고 국립공원 안으로 사냥하러 들어 갔다고 총 비상이 걸렸단다.
크게 한건 올리는 중대한 사건이 터진거였다.
물론 나는 사랑이를 데리고 나오는 나를 기다리고 있던 직원에 의하여 곧바로 국립공원 관리사무소로 연행 되었다.
운두령 엣세이 "세상에 이런일이....!!!" 의 이야기가 바로 그 사건의 내용이다.


2034339644_1529661054.0025.jpg


제몸보다 더 깊은 눈속에서.....
제가 마치 털이 긴 겨울개처럼.............


2034339644_1529661329.0101.jpg


올 4월 26일 큰아이가 앞으로 제가 살 미국으로 떠나는 날 아침 공항으로 출발하기 직전, 
멀리 떠나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사랑이는  제 어미 같았던  딸아이를 쳐다보고 있다.

  • 고객센터 010-3358-7481
  • ACC. 우체국 200147-02-063856 이경숙
    ADD.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노동리 387-15
    신주소 : [25312]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운두령로 843-2
    사업자 226-11-53779 대표 이경숙
  • unduryung@naver.com